이상하다. 너무 힘들다. 바람까지 역풍으로 분다.
자전거 기어조차 맛이 갔다.
가야할길은 아직 50km정도 남았을때의 상황이다.
어찌나 힘들고 짜증이 나던지.
당장이라도 자전거를 버리고 버스타고 집으로 가고만 싶었다.
장화 마을이란다..
쉬려고 등나무로 들어갔는데
열쇠도 채워져있지않은 자전거가 한대 있었다.
찌질군이 그러데..
이건 우리처럼 자전거 여행하던 녀석이 버리고 버스타고 간거라고..
그럼 저 옆에 있는 목발은
목발여행하던 녀석이 버리고 버스타고 간거냐? 라고 그랬더니
그렇다더군..
뭐 그랬었다고-3-
볏단을 각을 잘 잡아서 모아 놓은걸 찍은것.
좀 지나가다보니까 동그랗게 말아놓은것도 있더라.
깁밥을 썰어놓은것처럼 말이지..
EXIF Viewer제조사Canon모델명Canon PowerShot A60소프트웨어andoWKS15촬영일자2005:10:23 13:24:33노출시간 0.001 s (1/1000) (1/1000)초조리개 값F/f/3.5조리개 최대개방F/3.5125043207466노출보정0.00 (0/3) EV측광모드matrix촛점거리5.41 (173/32)mm사진 크기900x675
버스 정류소가 운치있어보이길래 가서 찍었지..
사실 별로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몸은 지치고 식사핑계로 잠시 쉬어가려는 마음에
라면을 끓여먹기로 했어..
언제 찍혔는지는 모르지만 그때의 그 기분이 제대로 살아있는것같다.
엄청 고민했지..
돌아가고싶다와.. 더 여행을 하는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것인가에 관한 고민..
결국 답은 안나온채로 달릴수밖에 없었지만..
그땐 그랬어..
해는 일찍 저물어 가고 있고..
슬슬 우리가 가야할곳에 다다르고 있었어.
이날은 60km넘게 주행한것같아.
시간은 어제와 같았는데 말야..
같은곳 강물에 잔잔한 물결을 담아두고...
숙영지를 찾아 너무 오래 해멨다..
그동안은 운이 좋았던건지.. 시간이 되면 근처에 잘곳이 있었는데.
이날은 암만 둘러보고 달려봐도 뾰족한곳이 없었다.
해는지고 찰흙속에서 얼마나 돌았는지..
결국 저 멀고도 멀리 대교에 있는것처럼 불빛이 늘어서있는게 보여서
그곳으로 갔다..
예전처럼 짚단도 없고. 박스를 구할수도 없고 오늘은 아무것도 없었다.
주변에 늘어서있는 잡초를 한시간 못되는 시간동안 캐서 깔았지..
일단 텐트를 치긴 했는데.. 너무 싫었다.
너무나 음습한 분위기에 기분이 축축한 느낌이 드는데..
그래도 난 피곤해서 금방 잠이 들었던것같다..
찌질군은 귀신같은 비명소리에 밤새 덜덜덜 거렸다고 다음날
나한테 하소연을 하더라고..
새벽에 나를 깨우길래 난로켜달라고 그러는줄알고
아 씨 니가 키면 되자녀 하고 도로 잤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우리는 100km 정도 남은 서해 바다만 보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과연 이게 후회하게 될일은 아닌지 알수는 없었지만.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왠지 사람이 그리워지는 밤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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