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죽지않고 살아있긴 했다.
자는둥 마는둥 (잘수없었다가 정답이겠지만) 아침 7시.
일단 생존 기념샷은 찍고,
이제 슬슬 정리하고 일어나려는데...
아- 오늘밤은 또 어떻게 살아남아야할지.. 어깨 다리 안쑤시는데가 없더라.
또 짐을 가득싣고 자전거를 타야한다니 끔찍..
산이가 그랬다..
여행을 떠나는 날보며 낭만있어 보인다고.. 부럽다고...
그얘기가 떠오르고 생각을 해보니
이시대 군인은 모두가 로맨티스트 더라고~
자전거를 타는 동안에 주머니에 물건을 넣어두면 빠지게 될수도 있고
가방에 넣게되면 꺼내기도 귀찮다.
그래서 생각해 낸게 '담배 홀더'. 사실 걍 담배갑을 자전거에 테이프로 붙여버린게 전부지만 이게 생각보다 왈.
그리고 핸드폰 홀더까지 완비!!
뭐 이렇게 두개 자전거에 달고 보니까 이게 또 생각보다 운치있고
재미있더라고..
더 붙이고 싶었지만 그 이상은 오바같아서 참았다.
이건 스스로 제작한 홀더들을 보면서 흐뭇해하는 모습.
덕지덕지 멋없고 거칠게 만들어져있는 실용적인 홀더들이
꽤 맘에 들었기 때문에..
공원에 텐트를 쳤었던거라서 사실 좀 챙피했다.
사람들이 근처를 지나가면서 수군수군 거리고 낄낄 거리고.
그 사람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없을때에 잽싸게 나와서 텐트를 후다닥 걷고.
공원 세면대에서 간단히 씻었지.
밤새 그렇게 춥더니 해 뜨자마자 더운건 뭐람...
애초에 계획은 하루에 둘이 만원으로 식사를 해결하기
라는 거였다.
돌아다니면서 먹고싶은거 다 먹는것보다는 무전여행은 할수없더라도
약간은 쪼들리게 뭔가 힘들게 하는게 더 재미있을거 같았기 때문이었기에 나름대로의 규칙을 세운것이었다..
내게 티티엘 할인 카드가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패밀리 마트를 찾아서
만두 한봉과 쿨피스한통 튀김우동한개..
이렇게 식량을 마련했다. 오후 식사로 빵을 한개씩 구비해두고.
이제 새로운 출발이다~!
라고 맘 먹자마자 내 자전거에 프레임과 타이어가 눈맞아서
바퀴가 구르질 않더라고.
고개를 넘고넘어 자전거포를 찾아 수리하고 다시 본래의 코스로 돌아오기위해 제자리로 돌아왔다.
따지고 보면 아직 출발도 안한상태에서 기운이 다 빠지는데 제길.
하지만 이것도 여행의 일환이라 생각하며 힘을 내보려했는데..
처음 만난것이 그 날중에 가장 길었던 오르막이었다.
짜증나서 걍 내리막을 찍었지.
우리는 항상 이런 곳에서 사진찍는것을 좋아해
차가 다니지않는 도로 한복판..
왠지 가슴이 시원하고 뻥뚤리잖아.
몰골은 꽤죄죄하지만 괜찮아. 힘들어도 마음은 즐겁거든.
그 도로를 지나서 쉬게 된 자리는 어떤 석예원..
그다지 대단할건 없지만.
그래도 직접 이런걸 보니까 재미는 있었어.
이걸 아수라라고 하데. 나는 잘 모르지만.
저 가운데에 천진난만한 웃음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생각없이 보다보면 저 표정을 따라하고있는 나를 문득 문득 느끼지.
근데.. 이것은 무엇???????
여기가 어디였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그날에 두번째로 길었던 오르막..
기운이 많이 빠져있는 상태라 걸어올라갈수밖에 없었다.
뒤따라오던 찌질군이 찍어 주었나보다
슬슬 날이 저물어 가서 이제 자야할곳을 찾아야 한다.
마을에 들러서 식량을 구하고 잠시 쉬는동안 올려다본 하늘의 빛.
숙영지를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
텐트를 칠 자리만 한시간을 넘게 돌아다닌것같다.
결국 다다른곳은 바람이 그다지 많이 불지 않을것같은 고속철도 다리밑.
오늘의 텐트는 어제의 추웠던 기억을 되살려 매우 방한대책을 신경썼지.
흙바닥 위에 버려져있는 대리석 장판을 깔고 그 위에 볏단을 깔고 텐트를 치고. 오늘 구입한 돗자리를 깔았다.
좋더라. 차가운 돌바닥 위에 비닐같은 텐트깔판위에 눕자마자
엉덩이가 시려웠던 어젯밤을 떠올려보니 웃음이 나오더라.
가끔씩 지나가는 고속철도의 굉음만 신경 안쓰면 오늘 밤은 잘 잘것같다.
그건 그렇고 어제 그렇게 맛있어서 겔겔 거리던 무파마를
오늘은 네개나 사고 후식으로 먹을 쬬꼬틴틴과 매운 새우깡도 있건만.
왜! 배가 안 고프냔 말이지!
이것은 심심해서 찍은 텐트안 풍경.
사진이나 찍으면서 시간 보내고..
같이 찍으려했는데 잘 안되더라. 결국 둘이 같이 나오게 된 사진이 있는데.
콧속이 너무 노골적으로 나와서 결국 이걸로 대체-.-
나와서도 사진찍기 놀이~
렌즈가 지저분해서 꼭 눈이 내리는 것처럼 나와버렸자나~
요고이 당랑권~
우리가 오늘 자는 이곳 사방은 온통 '찰흙' ..
텐트 방충망 저편 멀리 가로등 불빛이 은은하게 퍼져있고.
뮤직폰에선 이적의 rain 이 흐르고
플래시 빛 아래서 나의 하루는 이렇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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