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전문 안과 검진
라식을 받은 안과에서 받은 시야검사가 첫째날 3번 두번째 1번 총 네번이나 되었기에
암만 라식전문 안과 수술공장이라고 해도 오진이겠지 라는 기대감은 더이상 없었고,
이미 한달전에 예약도 해놨겠다 그래도 전문가에게 정확한 소견을 듣고 향후 관리나 치료에 대해 제대로 알기위해 검진을 받으러 갔다.
로컬병원인데 대체 뭐냐 이 바글바글한 환자들은..................
빈 좌석이 안보일만큼 사람들이 바글바글했고 연령대도 다양했다.
우선 검사를 하기전에 대기시간동안 시간차를 두어 인공눈물을 3회가량 듬뿍 넣고 중거리의 글씨들을 읽으면서 눈을 풀어두고 있었다.
바람을 불어 안압을 측정하는 검사와 열기구 그림의 촛점이 맞아가는 굴절검사도 했고
시력검사를 하는데 처음 글자가 바뀔때는 뭔가 뿌옇다가
점점 작은거를 읽는데도 가물가물 집중하니 0.5초쯤 지나면 하나씩 의외로 읽혀지길래 읽고 나서
"제가 한달전 시력교정수술 받아서 뿌옇고 상태가 안좋으니 참고좀 해주십쇼" 라고 하니까
"좌, 우 각각 1.0이시네요" 라고 하길래
"잉? 며칠전에 검사할때는 0.7이었는데요?" 라니까
"잘 읽으시던데요~" 라고 하더라.
이야 여기는 내 말에 대답을 해주네.
그리고 건조증 검사를 하는데 우측눈 눈물 증발을 테스트하고나니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좌측눈은 말짱하다.
역시 우측은 문제가 있나보다.
그 다음 검사가 바로 시야검사였다. 아 건조증검사뒤에 인공눈물을 넣었어야했는데 이미 늦었다.
시야검사를 하는데 뭐라뭐라 설명을 하려하길래 괜찮다고 이미 몇번 해봐서 알고있습니다 라고 대답한뒤에 스스로 긴장을 풀며 검사를 시작하는데 알고 있기는 개뿔. 우측눈을 검사하는데 주기적으로 눈을 깜빡이는걸 검사가 끝나고 나서야 깨달았고
확실히 이번에는 며칠전 검사할때보다 버튼을 누르는 빈도가 줄었고 멍한 타이밍이 제법 있던것같다. 역시 나는 확진이구나 하는 씁쓸함이 또 느껴지고.
좌측은 확실히 우측보다 빛이 잘 눈에 띈다. 역시 좌측은 또 정상이겠구나.
그와중에 옆방에서 시야검사버튼을 누르는 삑삑 소리가 너무 뜨문뜨문 들려서 저분은 녹내장이 많이 진행이 되신것같아서 마음이 좀 아팠다. 이나이에 녹내장인 내가 누굴 걱정하겠느냐마는...
검사가 어떠냐고 묻지도 못하고 어두운 기분으로 다음검사장으로 갔다.
망막촬영을 두종류나 하는데 이전 안과에선 없던 촬영방식이 하나 있었고
눈알을 동그란 구멍안에 넣고 직접 스캔하는것같은 촬영도 했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OCT(빛간섭단층촬영) 인가!
내가 잘 촬영되라고 막 들이대니까 간호사분이 내 머리통을 붙잡고 적절하게 맞춰주심
오 역시 전문병원이라 그런지 이런것도 하는구나 신뢰도가 상승한다.
아무튼 시력교정수술공장에서 하지않은 정밀 눈 스캔같은걸 2종류를 더 하고
(킹갓)의사선생님을 만나다
한참을 기다렸다가 유튜브에서 보던 의사선생님을 대면하는데
마스크를쓰고 인사를 하는데서부터 이미 따뜻한 무언가가 느껴진다.
"선생님 유튜브를 하도 봤더니만 연예인을 보는 느낌이네요" 라고 하니까
멋쩍은듯 "아닙니다 평범한 사람입니다" 라고 하시더라.
그리고 흘깃 진료실의 컴퓨터 모니터의 익숙한 화면을 보니 내 시야검사 결과가 한켠에 놓여져있는데
어째 시야를 확인하지 못한 검은박스가 중간에 두개밖에 안보인다??
선생님께서는 시신경 촬영 사진을 가리키며 확대하여
"좌안의 정상인 눈이 이렇습니다. 우안은 여기 중추 이부분이 이렇게 생겼는데 이부분이 정상과 다른 모양이고 안좋은 부분입니다."
시신경의 열감지 사진같은것도 보여주며
"이부분이 정상인 좌측에 비해 이렇게 보시면 아시겠지요. 요부분이 이렇게 정상으로 건강한데 이쪽은 이렇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예약 내역에 녹내장을 진단받으셨다고 하셨는데요."
"네 시력교정수술을 받은곳에서 상당히 심각한 표정으로 말씀하시며 이제 평생 안약을 넣어야 한다고 말을 하셔서 단 하루도 빼놓지않고 꾸준히 처방받은 안약을 하루2회 사용했습니다."
"자 고객님의 눈은 여기 나온 수치대로 98%입니다." (컴퓨터가 분석한 수치를 퍼센티지로 표기해주는것같음)
"정상치에서 2%모자른것으로 보이며"
"이정도면 그냥 정상이라고 봐도 무방하고"
"(????????????????????????)"
"만약 녹내장의 발현일지라고 해도 극 극 초반이기에"
"약을 쓰실 필요는 현재 없고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아 별다른게 나오지 않는다면 정상상태라 생각하셔도 됩니다."
라고 말씀 하시는데 그때 선생님을 바라보는 내 감정이란……………………………………………..
가슴 한가운데에 쌓여있던 커다란 응어리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타노스가 먼지가 되어 흩어져 날라가는것마냥
사라지는것이 실제로 느껴졌다.
머릿속에 도파민이 흘러넘친다.
한번 더 확인받고 싶었다.
"아니요 시력교정수술은 받은 병원에선 상당히 심각한 어조로 말씀하셨는데요"
"누가 그래요? 수술 어디서 받으셨어요?"
"강남의 B안과 입니다."
"어? 거기 전국에 250명 있는 녹내장학회의 여자선생님 계시는데 그분에게 진단 받으셨나요?"
"아뇨 남자였는데.."
"한번 보죠"
선생님께선 일부러 검색을 해서 사이트를 찾으신뒤 의사목록을 주루룩 펼치더니
"여기 이 여선생님 이분. 밑에 녹내장이라고 써있죠. 이분입니다."
"다른분들은 그런게 안써있죠."
"아니 왜 이런 분이 있는데 저한테 다른 분이 진단을 했을까요. 심지어 두번이나 다른 사람이.."
"아 물론 이 병원도 좋은 병원이고 수술을 잘하긴 하는데......" (불신감을 심게 하지 않으려고 좋게 말해주려는 뉘앙스가 다급하게 느껴짐)
"아무튼 그렇고 일단은 정상이고 안압도 높지 않은데 안약을 쓰던것을 중지한 뒤 2주 후 다시 검사하여 정상치일경우는 그냥 정상으로 생각하시고"
"눈 건강을 위해선 금연을 하셔야하고. 전자담배라도 해로우니 일단은 양이라도 줄이도록 하시는게 좋습니다."
"혹시 우안의 약해진 시신경들이 다시 정상치로 회복할 가능성은 있나요?"
"제가 살이 급격하게 10KG정도 쪄서 건강검진에 안좋은 수치들이 좀 생겼고 나빴던 생활습관으로 안좋았던 부분때문에 약해지고 나빠진 부분이 정상치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렇게 안쪄보이시는데..."
"아 물론 지금 진단받은 이후로 운동하고 식사를 줄여 10KG을 다시 뺐고 더 빼는중입니다."
"잘 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정상이라고 봐도 무방한 상태라 더 좋아진다고 말할만한게..."
"다만 운동은 유산소가 도움을 주긴 하지만 회복할 시간을 주지않고 매일 반복이 된다면 운동중에 발생한 활성산소로 인해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으니 1일 운동을 한다면 1일 쉬는정도로 하는것이 좋습니다."
"오늘 진료를 받으신 다른분의 검사내용을 보여드리자면 "
"여기 이걸 보시면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십니다. 이걸 비교해봐도 아시겠죠."
"아 저분은 저 우안이 거의 안보이시겠네요. 왜 저렇게 될때까지 치료를 안받으셨나요?"
"여러가지 사정이 있었겠죠, 사는게 바쁘셨거나.."
나는 욕심에 지금 저 -2%나쁜것조차 기분이 나쁘니 완벽하게 정상으로 돌아가기도 하냐는 의문이었지만 딱히 대답을 강요 할 수도 없고 운동도 2일이나 3일정도 하고 하루 쉬면 안되냐고 물어보려다가 그런거까지 물으며 기다리는 환자들이 바글바글한데 시간을 더 지체하기 미안해서 그 부분은 스스로 조절하기로 하고
너무 감사드린다고 거듭 말하며 공손하게 90도 인사를 하고 나왔다.
검사비 171.000원이 전혀 아깝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녹내장 검사가 끝나고
슬슬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오진? 과진? 으로 검사비용, 처방받은 안약비용. 불필요한 치료로 인해 생겼을 작용들.
내 지난 한달간 한시도 떨쳐버리지 못한 맘고생.
그로인해 생긴 노시보(nocebo) 현상들
가서 아직 개봉도 하지않은 안약은 환불하고 대체 왜 이따위로 검사하고 내 의문은 모두 무시하며 이렇게 고통받게했는지 담당했던 의사놈들 멱살이라도 잡고싶고
물론 그렇게 할리는 없지만 좀 오바하면 가서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진상을 함 피워볼까하는 마음도 들고.
그런데 스마일라식 자체는 또 잘 된것같으니 그에대해선 만족하고.
헌데 또 어떻게 생각하면 우측 눈이 완벽히 정상인데 오진을 한것도 아니고
실제 내 시야검사가 안좋은 상태를 보여준것 또한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을테니
전혀 모르고 살았던 녹내장이라는것에 대해 준전문가에 가까운 공부도 했고 앞으로 주의를 더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니 꼭 나쁘다고만 할 수도 없고....
이래저래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 나에게 스마일라식 어디서했냐고 물어보면 알려주긴 하되.
이 뒷이야기도 또한 말해줄 생각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라식수술 공장형 안과에서는 수술 하지 않는게 좋다고 말해줄 생각이고
수술 했다고 하더라도 검진은 다른곳에서 받으라고 할것이며
불가피하게 공장에서 수술을 계획했고 시력교정수술 이외에 다른 질환에 대해 진단을 받았다면 처방받은 약이나 시술등을 거부하고 꼭 관련 전문 병원에서 따로 정밀검사를 받으라고 할 생각이다.
이 안과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을때에는 얘기가 나올때마다 입에 침이 나오도록 칭찬하고 추천했으나
이제 다시는 이전처럼 적극적으로 추천할 생각은 전혀없고.
이전에 소개해주어 예약까지 한 아는 지인에게도 이미 이 모든 상황을 전부 알려준 상황이다.
다만 다른 안과질환을 가진 사람이 생긴다면 녹내장병원 선생님을 입에 침이 튀도록 설명하며 추천하고 이끌어줄 생각.
그리고 이게 가장 중요한게 아닐까 싶은데.
어떤 중요 질환에 대해 의심이 들면 한병원에서의 진료를 전적으로 따르지 말고 신뢰할수 있는 여러곳에서 정밀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것이다.
그러자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되긴 하겠지만 잘못된 과잉진료로 인한 불필요한 치료와 맘고생등을 생각하면 전혀 아깝지 않은 투자일것이다.
혹시나 동네 병원에서 녹내장에 관해 검사나 진단을 받았거나 내가 녹내장인지 아닌지 검사를 해보고싶으시다면
인터넷으로 한국녹내장학회 를 검색하시고
https://www.koreanglaucoma.org/
가까운 지역의 전국에 250명밖에 없는 녹내장의 전문가선생님들이 계신곳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모두들 건강하십쇼. 건강이 진짜 무엇보다 최고이고 최선입니다.
약간의 불쾌한 경험과 생각이 생겨 더이상 라식과 녹내장 병원에 대한 질문에는 절대로 답변을 해드리지 않습니다.
이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MY MEMORY > 2022 스마일라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녹내장] 2주간 안약 정지후의 안압검사 (0) | 2022.06.10 |
---|---|
[참고] 라식 라섹 수술전 고려해야할 녹내장과 켈로이드 (0) | 2022.06.02 |
[40일차] 최근 느끼는 스마일라식 회복과정 (0) | 2022.05.28 |
[참고] 빛번짐에 대해 (4) | 2022.05.28 |
[25일차] 1달 정기 검진을 다녀옴 (0) | 2022.05.27 |
[11일차~20일차] 아주아주 조금씩 회복중 (0) | 2022.05.27 |
[9일차] 라식 수술을 추천해 줄 수 있을까? (0) | 2022.05.27 |
[8일차] 여러 생각들 (1) | 2022.05.27 |
[6~7일차] 미미하고 아주 작은 회복 (0) | 2022.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