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에서 낯선남자와의 원나잇이 끝나고 아침이 밝았습니다.
구질구질한것은 딱 질색.
잠든 그를 뒤로하고 먼저 일어나려고 짐을 챙기는데
작은소리에 벌떡 일어나더군요..
혼자가 편하겠냐고 물었습니다.
질척대기는 흥.
계속 연락은 하자고 메달립니다. 못이기는척 번호를 가르쳐줍니다.
하지만 내가 연락을 할것같아?
또다른 먹잇감을 찾아 나설거라구.
모텔을 나섭니다..
이런 상쾌한 아침향기라니!!
매일 야간일때문에 피곤에 취한몸과 마음으로 터덜터덜일어나
매연을 맡으면서 저녁8시에 출근하던 지난 석달을 벗어나 자연의 싱그러운 내음속에서 시작한
나의 아침은 감격에 겨울정도였습니다.
정말.. 어떻게든 떠나오길 참 잘했구나..
기분이
샤방샤방~
아주그냥.. 죽여줘요~
별다른 목적없는 나의 홀로 여행길은 2틀째를 맞이합니다.
무작정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딱히 뭐가 보고싶은건 아니었습니다.
바다같은건 제주도에서 지겹도록 봐왔고..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에 비하면
이런 그림쯤이야 3류였거든요..
하긴 숨막히는 도심보단 수천배 상쾌하지만요.
차가 없습니다.
온세상이 내것입니다.
차가 없어서 더욱 슬렁슬렁 운전합니다.
얼마쯤 다다랐을까..
시내가 나왔길래 여기가 어딘가 했더니
곧이어 정동진이랍니다.
정동진으로가는 기차표 왕복 10만원 가량이었었습니다.
여기까지오는데 휘발유 만원 들었습니다.
아~ 싸다.
이곳에서 기대하던 행위를 위한 물품을 구비합니다.
동해로 가는 국도를 한참을 달리다가 보니
왠 오솔길(?) 이 보여서 일부러 그곳엘 한번 가봅니다.
어차피 시간은 많거든요.
EXIF Viewer제조사Canon모델명Canon EOS Kiss Digital N소프트웨어Adobe Photoshop CS2 Windows촬영일자2008:11:12 10:36:20노출시간 0.001 s (1/1000) (1/1000)초감도(ISO)200조리개 값F/f/7.1조리개 최대개방F/7.10000393511558노출보정0.00 (0/2) EV촬영모드aperture priority (semi-auto)측광모드Reserved촛점거리18.00 (18/1)mm사진 크기1680x1120
기분 삼삼합니다.
덜컹덜컹 몸이 흔들려도 나쁘지가 않아요.
삼림욕...
왠지 더 올라가면 나중에 돌아올때 깔짝지근해질것같아서 이만 멈춥니다.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고.. 외부와 차단된 이곳이
그 행위를하기위해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 그럼..
하늘한번 바라보고..
풀한번 바라보고....
이제 자리를 한번 깔아봅시다.
이히힣 라면 라면~
머슴놈이 코펠 버렸다고해서 준비한 양은냄비로~
(어린이 여러분 절대로 이런데서 취사를 하심 안됩니다. 불나면 쇠고랑찹니다.)
두근두근 라면을 기대하며.....
어느새 다다른 정동진역
예나 지금이나 뭐, 별로 볼건 없더군요..
그래도 기념이니 기찻길 사진한번찍고..
미련없이 달려봅니다.
날씨가 정말 좋아요.
해안도로를 따라 그렇게 달리다보니..
커다란 배가 한척 정착해있는것이 보입니다.
아.. 강릉의 통일공원이라는군요
저 안을 어떻게 꾸며놓은것일까요..
일부러 가서 보고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
그냥 바이크를 타고 길구경하며
자연의 향기 바다의 향기를 맡는게 더 해피한 일이었거든요.
사진을 남기진 못했지만
전래동화속에서나 나올듯한 풍경을 가진 도로를 한참을달리다보니
문득 여행을 즐기고있는 내모습이 어떤가 궁금해 집니다.
음.. 멋지군요.. 캔디가..
슬쩍 카메라 한번 봐주고..
이곳은 시내 대형 마트 앞. 화재안전캠페인을 벌이고있었습니다.
외길 도로를 차한대가 앞에서 너무 느린속도로 길막을 하며 달리길래
승질이 뻩쳐서 가까스로 추월을 했습니다만
그자리에 운없게도 모래가 깔려있더군요
딩굴었습니다.
- 카울이 긁히고 금이 갔습니다.
- 카메라 렌즈 1개가 고장났습니다.
- 이어폰줄이 갈려서 끊어졌습니다.
- 점퍼가 찢어졌습니다.
- 운동화가 긁혔습니다.
- 무릎이 벗겨져 출혈이 생겼습니다.
긁힌 카울에 검은색 매직이라도 사다가 칠해주고
이어폰을 다시 하나 구입해야 했거든요..
달콤한 초코과자를 먹으면서 급 후회와 우울함을 애써 떨쳐내 봅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다고
핸들이 돌아간건 가져간 공구로 해결이 가능하고 클러치레버가 깨져버리지 않은게
천만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다시 여행을 시작합니다.
허나 왠지 캔디의 심장소리가 숨찬 말처럼 푸드덕 거립니다.
아마도 엔진오일이나 휘발유가 슬립했을때 역류했던 모양인것같습니다.
시간이 흐르니 괜찮아져서 다시 또 달려갑니다.
기분 풀라는듯 바다가 보이네요..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바다사진 몇장 감상해봅시다..
EXIF Viewer제조사Canon모델명Canon EOS Kiss Digital N소프트웨어Adobe Photoshop CS2 Windows촬영일자2008:11:12 16:05:59노출시간 0.010 s (1/100) (1/100)초감도(ISO)100조리개 값F/f/6.3조리개 최대개방F/6.29999084203962노출보정0.33 (1/3) EV촬영모드program (auto)측광모드Reserved촛점거리18.00 (18/1)mm사진 크기1680x1120
이제 바이크에서도 여행간지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듯 보입니다.
햇살이 눈부신걸보니 이제 슬슬 해가 지려나 봅니다.
경상 북도 울진을 지나칩니다.
아마도 오늘내 부산으로 가긴 무리일것같습니다.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는데..
저녁 노을이 물들고 있습니다.
울진 대게가 맛있나요 영덕 대게가 맛있나요
전 둘다 먹어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곧이어 다가올 위기는 생각도 못하고 이러고 놀고있었습니다.
텐트안 핸드폰 플래시 조명입니다.
산그늘에 가려 이렇게 순식간에 해가 져버릴줄은 몰랐거든요..
찜질방은 커녕 가로등 하나없는 국도 한복판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완전히 안보이기전에 적당한 곳을 찾아 텐트를 치는데
치는도중 해는 완전히 저물고 찰흙같은 어둠이 내려와서
머슴과 둘이 할땐 그렇게 즐겁고 쉽던 텐트치는일이
사람을 이렇게 힘들게 할줄은 몰랐습니다.
이제와 새삼 다시 자전거여행때 찍어놓은 텐트치는 스킬을 보니 거의 예술에 가까울정도더군요.
바람 막이는 커녕 대충 뿌려놓은 짚단은 울퉁불퉁하고 말입니다.
텐트가 대충 완성이 되자 좀 안심이 되어
초코 과자도 좀 까먹고 사진도 찍어봅니다.
추우면 버너를 키고 공기가 데워지면 다시 잠이들고
그렇게 백번쯤 자다깨다 했는것같습니다.
스스로도 워낙에 똘끼가 다분하니 겁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어차피 그시간에 사람이 절대로 올수없는 곳이라는 확신이 들었기에 자리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근처를 지나는 사람의 발자욱소리가 텐트바로옆에서 갑작스럽게 뚝 끊겼을때는
심장에 진땀이 나는것을 느끼면서
그렇게 이틀째 밤..
침낭속에 오그라든채로 내일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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