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많이 설레긴 했습니다.
아 한번 가볼까?? 뭐 괜찮겠지??
이러면서 그래 한번 해보지뭐.. 그냥 쉬는거보단 날거아닌가
준비도 대충대충 어디를 어떻게 갈까 지도도 보는둥 마는둥..
그런데 막상 전날밤은 왠지모를 설레임에
잠을 설치기까지 했습니다.
머슴이 스쿠터라도 한대 있었더라면 무슨일이 있어도 같이 갔을텐데
이 겁쟁이에 입만 산넘은 유흥업소에 뿌릴돈은 있어도 바이크 살돈은 없대요..
아 저런 헬멧을 쓰고 전국일주라니.........
세차 까지는 아니고
유막제거제랑 광택제로 대충 잔손질하고 기타 오일이랑 체인점검같은건 가는길에
아무센터나 들려서 손보기로 했습니다.
누가 찍어줄 사람이 없어 카울에 비친 내모습을 찍으려 했으나..
참고로 앞그물에 실은건 2인용텐트 뒷그물엔 침낭이었습니다.
11월이라 얼어죽진 않을테고 어쨌든 여행이니
단 하루라도 예전 자전거 여행을 떠올려 노숙을 할 생각이었으니까요.
3번국도를 타러가는 길목에 서식하는 얼간이 승덕쿵을 만났습니다.
머리손질을 안해서 찍기 싫다고 ㅈㄹㅈㄹ 하는걸
어거지로 찍었습니다.
팔당댐으로 오자마자
도심을 떠나는 기분이 듭니다.
기분 엥간히 좋습니다.
마음은 벌써 바다를 만난 기분이었어요.
자전거나 오토바이로의 여행은 이렇게 내 쉬고싶은곳 아무데나 멈추어
쉴수 있다는 메리트이겠지요.
은행잎과 단풍은 가을이란걸 선명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거의 매년 이런 사진은 한번씩 찍는것같은데..
매일 공부하랴 일하랴 정신없으신 분들을 대신해서 보고온
제가 찍은 사진으로 대리만족이라도 하시길 바랍니다.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은행잎이 길을 덮을때 참 보기 좋지요.
떨어진 은행은 냄새가 구리지만 말입니다.
이제 쉴만큼 쉬기도 했겠다..
다시또 출발해 보겠습니다.
경기도 양평이랩니다.
원래는 부산으로 가려고 했으나..
머슴이 갑작스레 강릉이 좋으니 강릉을 거쳐서 가라고 하길래
그러지뭐 하고 강릉쪽으로 가서
동해안도로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면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가는길입니다.
이젠 차도 거의 없습니다.
고속도로를 바이크가 다닐수있다고 했어도
국도로 왔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여유있게 안전하게 바람을 타는게 좋지않을까요.
뭐 그냥 아무거나 보이는데로 찍어봅니다.
첫날이라 그냥 마냥 좋거든요..
한계령정상에 도달했습니다.
해가 뉘엿뉘엿지고있고 생각보다 엄청추웠어요..
몸이 덜덜덜 떨렸지요.
혼자 슬렁슬렁 달리고 있는데 제앞을 추월해서 저를 부르더군요
저처럼 혼자 여행을 떠난 라이더입니다.
괜찮으면 오늘 같이 가자고 하더군요..
뭐 이런것도 여행의 이벤트라 생각하고 오케이 했습니다.
뒷 번호판이 서울인걸보고
불렀대요.
기념으로 같이 한방 찍습니다.
반땅해서 모텔잡아 같이 자자고 하더군요.
솔직히 싫었어요.
의심도 뭉게뭉게 피어오르는게 괜히 골치아픈일에 휩싸일까 걱정도되고
당췌 뭘믿고 편안하게 잠을 잡니까..
그런데 뭐 별다른 뚜렷한 계획이 없다보니까 그냥 그렇게 하기로 했지요.
그분의 바이크는
규석형이말하던 우주선 (불빛이 화려하게 장식된) 이었어요.
한계령을 넘어가는동안 해가 완전히 져버려서 그 덕을 많이 봤습니다.
혼자 넘어갔더라면 상당히 위험했을것 같습니다.
낯선 아저씨한테 헌팅당해 원나잇을 치르려 끌려온 모텔입니다.
아직 잠자기는 조금 일러서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와봅니다.
근데 너무 캄캄해서 찍을게 없습니다.
보십시오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저씨한테 라면 얻어먹었습니다.
욕조에서 피로를 풀고 누웠더니 잠이 솔솔 옵니다.
근데 인터넷에 사진올리는거 어떻게 하냐고 계속 묻습니다.
엄청 친절하게 가르쳐 줬습니다.
해꼬지 하면 무서우니까.
다시 자려고 하는데 내일도 같이 다니자고 합니다.
에? 에.. 에..
대충 얼버무립니다. 싫다고는 대놓고 못하겠데요.
석쇠를 보여주며 같이 고기도 꿔먹자면서 저를 유혹합니다.
같이 다니면 이것저것 좋은것도 많겠지만....
뭐 이런저런 생각하며 잠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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