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로 녀석이
형 밥사드릴테니까 여자친구 보경이 대학 과제로 모델촬영좀 해주지 않겠냐며
그래 어차피 노는날인데 좋은 여흥이 되겠구나 싶어 알았다고 했고
그런데 보경이가 촬영비는 10마넌이면 되겠냐길래
어차피 무료로 해주려했는데 이게 왠 횡재 희희 하며
콜!
모델이라던 19살 174cm의 소녀를 기대하며
기다리는 동안 셔터확인도 하고
이 오두막이라는 괴물은
뭐 그냥 쩜팔이를 꼽고 대충 찍어도 다 예쁘게 나와서 참 행복할 따름
모델이라던 소녀가 도착.
멀찍이서 보고 아니 이게 뭐야
드라이도 안하고 머리는 묶어놔서 눌린 자국이 있고 앞머리라도 좀 고데기라도 하지..
화장은 어설프고
딱히 잡지에서나 보던 모델스러운 라인도 아닌데...
솔직히 좀 실망했다.
멋진 아가씨를 찍을거란 기대를 하고 나왔는데...
그러나 알고보니 사전에 얘기가 되었던건지
머리에는 아까 수정중이던 모자를 뒤집어 쓸 계획이었고
그로인해 얼굴이 덮혀 딱히 화장이나 외모가 중요한건아니었으니.
그래도 좀...
이건 그저 키만클뿐...(키가 제일 중요하다고는 했으나..ㅋ)
slr클럽에 항상 대문에 걸려있는 아름다운 아가씨를 기대했던건 내 욕심이었나.
비싼 시급을 지불하는건데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까 하고 답답해했지만
사실 뭐 내가 이러쿵 저러쿵 할 입장은 아니니 조용히 있었고.
솔직히 화장을 해주던 언니가 라인이나 외모가 촬영에 더 적합하지 않았나
굳이 이렇게 해야했을까 내내 의아했지만
이미 결정된건 별수없으니
최선을 다 해보자고 마음 먹음
여자를 외모로 평가하자는건 아닌데..
그래도 기왕 하는거고 모델시급은 비싼데..
게다가 내가 일단 프로도 아니고 하니 모델빨 믿고 가려는건데
걱정이 되는건 사실이었다.
인영이가 이번에 찍은 사진들을 주루룩 보더니만 오늘의 베스트라던
"배고픈 도시위의 멍멍이"
그런데 ㅠㅠ
모델양이 처음이라며..
뭘 어떻게 자세를 잡아야할지를 모르고..
우리는 우리대로 처음하는 짓들이라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고..
그.. 그.. 잡지같은데 나오는.. 그.. 그..
그런.. 포즈...
이러고 있다.
열심히 이런저런 자세를 취해가고
오! 오! 그거 괜찮아요! 그포즈!
요러케! 요러케!
해가면서 서로 조율을 하다보니 슬슬 가닥이 잡혀가고.
그러면서도 내내 과연 이런걸로 될까??
내가 생각하던건 이런게 아니었는데.. 하며 속으론 고민을 계속 하고.
그러다가 내 눈에 확 들어온 장소
여기라면 뭔가 되지않을까 싶어서 도착한 곳
모델도 이만큼 오고
좋은 샷이 나오니까 맘이 좀 누그러져서 자신감도 붙고
의욕이 생긴다.
조금씩 물이 오르면서
이건 찍어봤자 못쓸거란 생각이 들기도 하고
괜찮을것 같기도 하고
막상 아닌것같으면서 찍어놓고보면 오오 하기도 하면서
나도 점점 좋아지고 모델의 포즈도 점점 자연스러워 진다.
모델양도
스스로 부족한걸 알고 겸손하게 부담없이 포즈를 잡아달라고 요청한다.
좋은 배경을 찾았는데 어떻게 포즈를 취해볼까 상의하는 무리들 ㅋ
음음ㅋ 나쁘지않다.
하지만 배경이 신비롭긴 해도 뭔가 세월이 물든 자연스러운 맛은 없어서 좀 아까운장소
열중해서 열심히 찍고 있다보니
그게 뭔가 대단한거라도 하고있는줄 아는
일본관광객들이 사진을 요청 ㅋ
차암 한국인 아가씨들이 이쁘구나 라는걸 새삼 깨닫게 됨
언늬가 사온 빵과 음료를 목이 막히도록 컥컥대면서 간신히 요기를 하고
생각보다 의외로 괜찮은 샷들이 제법 나와서
태양은 점점 뜨거워지고
다들 말은 안했지만 이쯤되면 그만해도 되겠구나 라고 공감을 해서
촬영은 슬슬 마무리.
끗
후기.
보정은 다음주 월요일까진줄알고 넋놓고 있다가
그 월요일이 내일인 월요일인데 잘못들어서
부랴부랴
보정을 하는데
잘 해주겠다고 죄다 raw로 찍은게 딱 400장
그걸 일일이 인화용 최대 사이즈로 보정을 하는데 피 토하는 줄...
결국 밤을 꼴닥 새고
쉬운 알바다~ 희희 했다가
된통 얻어맞은 기분.
그러면서 나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어떨까 샘플사진느낌을 좀 주려고 했는데
보정이 과하진 않았을까..
괜히 돈은 받았는데 욕먹는건 아닌가..
또 고민. 불안.
5시에 검사맡는다는데 소식은 없고.
홍대교수한테 인증받은 사진사 손빠삐형이다!
돈받고 사진을 찍었으니 오늘부터는 나도 프로 사진사!
으히히히힣ㅎ히힣ㅎ
죠으다.
'MY MEMORY > 내가 찍은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옹 (0) | 2013.05.21 |
---|---|
문래동 예술거리 출사 (0) | 2013.01.30 |
파노라마 (0) | 2013.01.16 |
7월 서울코믹 페스티발 (0) | 2012.07.24 |
아차산정상 (0) | 2012.05.04 |
제주도의 하늘 (0) | 2011.11.09 |
남산 자물쇠 철망 (0) | 2008.04.29 |
사랑해 (0) | 2004.05.13 |
모교인 광양고등학교를 가보았다. (0) | 2004.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