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EMORY/일상 이야기

층간소음 개새끼

romeo1052 2016. 5. 13.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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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으로 층간소음에 고통받았다.

그것도 무려 5개월간.


지난 겨울 가장 추웠던 영하18도의 밤 쩌저저적! 하는 기괴한 굉음이 새벽에 울려퍼졌다.

무슨일인가 싶었는데 다음날 확인해보니 현관문 바깥 복도 벽의 타일이 전부 들떠서 아이폰 배터리 임신한것마냥 그런 모양새를 하고 있고

한쪽은 타일이 몇개인가가 아예 깨져 부서져있다.


그때부터였다. 전에 없던 층간 소음이 쿵쿵쿵쿵 울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잘 인식하지 못했고 그냥 그러려니 했지만 구정 설에 윗층 건물주 노인의 자식의 자녀들이 놀러와 뛰어댕기면서 느끼게 되었다.

이 씹쌔들이 하루종일 뛰어다니며 사람을 개 짜증나게 했거든.


첫날은 어찌어찌 참아넘겼는데 이튿날까지 그지랄을 떨길래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했지.

우리는 세입자고 그쪽은 건물주니까 조심스러울 수밖에 시바.


'겨울에 벌어진 타일에 윗층에 뛰어다니는 소리가 너무 크게 울립니다. 불편하니까 조금 주의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타일 공사를 하셔야할것같습니다.'


언제쯤 공사를 할 계획이냐 물으니 지금은 겨울이니 봄되면 하겠댄다.

왜 어차피 해야할것이고 언젠가는 해야할것을 굳이 봄에 해야하나 이해가 안됐지만 일단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어쨌든 돈이 들어가야 할테니까 뭐 사정은 있겠지.


하지만 그 봄이라는게 너무 막연하다. 한 계절은 3개월이고 앞뒤로 1달씩 더 붙이면 5개월인데 대체 언제 하겠다는건지.

더 캐묻지는 못하고 막연히 기다리는데 사정을 봐서 기다릴수는 있지. 하지만 아래에서 소음때문에 시끄럽다고 하면 조금 주의를 해야할게 아닌가.

조금도 소음에대해 신경쓰고있지 않는듯 무척이나 자유분방한 소음이 불규칙적으로 쿵쿵쿵쿵 매일같이 들린다.

그저 발걸음 소리만이 다가 아니다.


오래된 나무 섀시로 된 이중 안쪽 문을 열고 닫을때마다 쿠쿠쿠쿵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노인네들이 너무 많은 왕래를 한다. 창문을 닫을때도 나고 무슨 의자를 끄는 소리도 끼기기긱 하고 크게 귀를 자극한다.

윗층에서 뭘 하는지 대충 보일정도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는 그런 소음이 들린다.


게다가 노인들이 워낙에 잠도 없으니 길게는 새벽 1시까지 쿵쿵대며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데

한밤중에 피곤해서 잠이 슬쩍 들었다가 윗층소음에 불쾌하게 잠이 깨면 심장이 두근대며 견딜수없는 분노가 솟구치는것이

흡사 빌려준돈을 못받아 속앓이를 할때의 그런 불쾌함이다.

어쨌든간에 새벽이 되면 노인들도 잠이들고 나도 간신히 잠이들게 되는데 밤에 편하게 못자고 그랬으니 조금 더 자야하는데

이 노인네들이 늦어도 아침 6시면 창문을 화통하게 열어재끼면서 내 잠을 또 깨운다.

이건 시발 내 생활패턴을 잡을수가 없다.

어떤날은 아침 6시부터 절구에 마늘을 빻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아주 작은 소음에도 온신경이 곤두서게 되고

층간소음의 불쾌한 울림이 언제 또 울릴까 신경쓰여 도무지 진정이 안되는 상황까지 온다.


도저히 견딜수없어 3월쯤 다시한번 말을 꺼내봤다.

봄이 되었는데 타일공사는 언제 하실겁니까?

4월에 하겠댄다. 깨진 타일을 누런 박스테이프로 붙이고 자빠진 영감탱이를 보고있자니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래 한달만 더 참으면 되겠구나. 하고 입에서 짜증이 솟구치는걸 애써 진정시켰지.


이와중에 전세 재계약금을 법적으로 정해져있는 5프로를 한참 상회하는 3천을 올려달라고

처음에 이 집을 싸게 줬다며 다음에 재계약시엔 그렇게 받을거라고 수차례 엄마에게 말했던걸 알게되어

(그것도 그냥 좋게 말한것도 아니고 사는데 불편한 부분을 말할때면 싸게줬으니까 고마운줄 알고 대충 살거나 니들이 알아서 하라는 뉘앙스로..)


그렇게 슬슬 이 노인네에 대한 감정이 악하게 바뀔무렵.

보일러에서 물이 새는 증상이 발생하고 수리기사를 불러 처리하고 일단 내돈으로 결제를 하고 달라고 하자

당연히 주인집에서 내줄줄 알았던 수리비를 원래 이런건 세입자들이 알아서 하는건데 내가 반은 내줄께라며 조까튼 소리를 하고 자빠졌길래

아니 이게 무슨 처사냐고 안그래도 이사와서 자잘한 수리는 우리 사비로 알아서 하고 그랬는데 이런거까지 우리가 해야하냐고 법적으로도 주인집이 내주게 되어있다고 따졌더니 보일러교체한지 2년밖에 안됐다고 쓰다가 문제생긴거니까 우리가 처리해야하는게 맞다는 개소리를 하길래

가서 보일러뚜껑에 설치한날짜 점검한 날짜 다 나와있으니까 보고오라고 어디서 그딴 구라를 까냐니까 찍소리도 못하다가

드디어 내앞에서 전세금을 시세보다 싸게 해줬으니까 당연히 알아서 하라는 말같지도 않은소리를 이번에야말로 내앞에서 내뱉길래 옳다꾸나! 꽝터져서

이봐요 말 그딴식으로 하시면 안되죠. 여기 아니면 서울바닥에 집이 여기밖에 없는것도 아니고

첨부터 당신들이 계약금을 그렇게 정해놨고 그 가격이 우리한테 맞으니까 들어온거지. 그렇게 처음부터 걸었으면 안들어왔을꺼라고

우리가 그지도 아니고 싸게해달라고 졸랐냐고 큰소리로 따졌더니만 더럽고 치사하다는 말투와 표정으로 나머지 금액을 전부주는것도 아니고

결국 만원 모자르게 주고 가버림.

엄마랑 나랑 벙쪄가지고 한동안 멍하니 주방에 그렇게 서있게 되었다.


나는 그때 확실히 정했지 무조건 재계약 없음 지하실이어도 상관없으니 소음없고 맘편한곳으로 이사가기로 마음속에 결정을 함.

엄마가 이사를 가지않고 더 살겠다고하면 어딘가 고시원이라도 혼자 나가 살겠다고 다짐을 함.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타일공사를 예고했던 봄도 지나고 2차로 약속했던 4월도 지나고 5월도 왔으나 아무런 조짐도 없고 소음만 가득한 하루하루에

때마침 노인네가 자가용을 타고 집앞에 있는걸 발견한김에 나는 또 다시 마음을 진정시키고 최대한 정중하게 물어봤다.

4월에 공사를 하신다고 하셨는데 안하실겁니까? 라고 묻자

여름에 전세금 올려받으면 할꺼랜다.


ㅋㅋㅋㅋ 드디어 뚜껑이 확 열림

아니 지금 4월에 한다고 약속해가지고 아무런 군소리없이 여지껏참았는데 또 여름이라고?

속에 갇혀있던 울분을 정리해서 한꺼번에 쏟아내버리려는데


차창을 스윽 올리고 주차하러 슝 하고 가버림........


옆에있던 할머니는 생전 처음들었다는듯이 어이구 그래요? 이 타일때문에 소리가 그렇게 심했어요? 이지랄하고 있고.

내가 얘기한것만 4번 우리엄마가 이야기한게 3번이다 이 늙은년놈들아


너무 빡치는데 이 영감탱이커플에겐 말도 안통하고 달라지는것도 없고

순간적으로 눈앞에보이는 전봇대에 분양 플래카드를 보고 바로 전화해서 쓰레빠 신은채로 집보러가서 둘러보고 다음날 엄마랑 가서 걍 매매해버림.

좆같은 전세금 3천을 올린금액에 조금 더 보태니 신축 빌라 매매할 금액이 됨.


이지경까지 와서도 층간소음은 전혀 사그러들지 않고

그날도 윗집의 자식새끼들이 낳아놓은 좆같은 애새끼들이 키우는 개새끼까지 데리고 놀러와서 쳐 뛰어놀며 쉴틈없이 쿵쿵거리고 있길래

아 진짜 도저히 못참겠네. 그렇게 말을해도 달라지는건 하나도 없고 그래 시발 이사갈곳도 정해졌겠다. 이젠 꺼리낄것도 없지.

눈이 희까닥 돌아가지고 씩씩대며 공구통에서 망치를 꺼내들고 허공에대고 쌍욕을 퍼부으며 소음이 울릴때마다 벽을 꽝꽝 내리치며 동조함.

한참을 그렇게 개망나니처럼 집안을 휘젓고 다니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아 내가 지금 미쳐가고 있구나. 이러면 안되겠다 라고 생각해서 망치를 공구통에 다시 넣음.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층간소음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지금 당신이 아래층에 피해를 주고 있지는 않을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혹시 당신이 꾸준히 피해를 주었다면 아래층의 이웃은 당신에 대한 살의를 키우고 있는겁니다.

이건 오바가 아니예요. 작은 계기만 있어도 어떤식으로든 그 피해는 돌아오게 되어있습니다.

층간소음은 진짜 당해보기전엔 그 막대한 피해를 알수가 없습니다. 제발 주의에 주의를 기울여주세요.


왜 층간소음때문에 싸움이나고 살인이 나고 하는가 알것같았다.

아무리 소음을 줄여주는 내장재 없이 날림공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아래층을 배려해서 걸을때 앞꿈치로 조심히 걷고

절구질을 할때는 바닥에 수건이라도 좀 깔고 싱크대나 식탁에서 살살 내리치면 소음은 줄어든다.

조심히 걷는것이 불편하면 바닥에 쿠션이 있는 매트라도 깔면 된다.

늦은밤이나 이른아침에는 소음이 날만한 행동은 가급적 다른 시간에 하도록 하고,

그정도로 신경을 써주기만 해도 어느정도 본의아니게 소음이 나면 기분좋게 참아줄수있다.

소음을 낼일이 예정되어있다면 미리 이웃에게 양해를 구하는것도 좋다. 그게 배려다.


근데 시발 이 좆같은 영감탱이들아 이건 아니잖아.

가장 안심이 되고 가장 편안해야할 내 집에서 왜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아야하고

왜 내 유일한 행복인 잠을 방해해.

대체 왜 내가 내집에서 자고싶을때 편히 못자고 잠이 들어도 니네들때문에 깨야하는건데.


이사갈 집도 정해졌겠다.

이제 이 시발 노인네들에겐 존중도 인간적인대우도 필요없다고 여겨짐.

그동안은 최대한 어르신이라며 존중하고 볼때마다 먼저 웃으며 인사하고 했건만 이젠 걍 쌩깜.

한번은 나보고 새벽에 대문이 열려있었다며 대문좀 닫고 다니라고 하길래 나가지도 않았는데 왜 나한테 그러냐고 윗층에서 왔다갔다하는 인간들이 몇명인데 나한테 그러냐고 짜증을 있는대로 부림.

이젠 주인과 세입자의 입장이라거나 이웃사촌은 개뿔 그냥 도화선 당기기 직전의 적이야.

뭐 하나만 걸려봐.


생각해보니 이 노인네한테 빡치는게 한둘이 아니었다.


이집에 이사온뒤에 옷걸이라도 좀 만들려 벽에 못하나 박아볼까하고 망치질 몇번했더니 바로 뛰쳐내려와서 노크도없이 집 문을 확 열고 들어옴.

아 이게 세입자의 설움이구나 싶어 암말도 못했지. 다행히 못은 다 박은 상태였고.

생각해보니 못하나 박았다고 뛰쳐내려와서 쳐들어오는 인간이 소음난다고 그렇게 말을 해도 조심도 안하고 그러나.


그리고 덜렁 주인하고 우리집 두가구만 들어올수있는 현관에 나뉘어진 우리 몫으로 되어있는 신발장에 자기들 짐을 쳐넣질 않나.

내가 좀 쓸데가 있어서 줏어온 자질구레한것들을 말도없이 내다 버리질 않나.

캠핑가려고 짐싸두었던 페트병에 넣어놓은 쌀을 맘대로 가지고 가버리질 않나.

덜렁 두가구가 출입하는 곳에 있는것이 자기들것이 아니면 손대지 말든가 궁금하면 우리한테 물어는 봐야지 그냥 가져가서는

이게 출처가 불분명해서 독이 들어있을까봐 먹지도 못하고 가지고 있었다느니 이 무슨 개소리여.


화단에 온갖 식물이며 옥상에 밭까지 꾸려놔서 매일 물을 그렇게 써대면서

자기들이 수도세 고작 5천원 더내준다고 매달 온갖 생색은 다내고


이쯤되니 엄마랑 이야기할때 처음엔 주인집 할아버지가, 할머니가, 이런식으로 말을 했는데

나중엔 저 노인네들, 저 영감탱이들 제정신 아니라고 이렇게 막나가도 뭐라하지도 않음. 오죽했으면 저 사람좋은 우리엄마가

내가 막말을 해도 그냥 수긍하고 넘어갈 정도니 말 다했지.


이제 싫든 좋든 두달만 참으면 이 지옥도 끝이다.


전국에 층간소음으로 피해를 받으면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어 괴로워 하시는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최근에는 소음을 측정후 피해받은 기간을 산정하여 법적으로 보상을 받을수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니 그걸 알아보시는것도 좋을것같습니다.

보상은 미미하지만 엿은 먹일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층간소음으로 피해를 받을때에 말로해서 달라지지않고 뻔뻔하게 반응한다면

보복성소음을 내는것은 불법이 아니라고 하니

천장에 우퍼스피커를 달아서 울리거나 전동 안마기를 장착해서 울리세요.


모두 안락하고 편안한 생활을 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그 소음의 주범이 내가 아닌지 한번 생각해보시길 또 한번 바랍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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