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EMORY/일상 이야기

어린시절 살던 동네인 자양동을 가보았다.

romeo1052 2016. 3. 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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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학 65배줌으로 달까지 찍는다는 소리에 확 끌려서 SX60-HS를 충동적으로 구매하고 기분이 좋아져서

꽤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있던 어린시절 살던 동네탐방을 시도해봤다.

그리고나서 기분좋게 집에와서 사진을 보고 이 어처구니없는 화질에 실망을하고

구매한지 일주일만에 중고나라에서 만난 어여쁜 소녀에게 헐값에 팔아버렸지.

 

그게 벌써 1년하고도 5개월이나 지난일이라 잊고있었는데 오늘 생각나서 올림

 

 

 

 

여기가 중고등학교때까지 내가 꽤 오랜동안 살았던 그 골목이다. 저 안쪽 끝 집

 

그러나 그것도 벌써 20년쯤 전.

 

 

 

 

집이 리모델링을 하는건지 재개발을 하는건지 어쩐건지 근처 집들이 죄다 폐허가 되어있었다.

그래서 들어가 봄

 

 

 

 

이미 예전에 한번 리모델링을 했나보다.

돌계단이었던것이 엉성한 나무계단으로..? 왜? 돈이 모잘랐나?

저렇게 틈이 숭숭한 나무로 덮으면 비오고나면 벌레도 많이 생길텐데 알수가 없다.

 

 

 

 

 

 

 

예쁜 누나가 살았던 옆집.

근데 맨날 시끄럽게 음악을 틀어가지고 둥둥거리는 베이스음 때문에 좀 싫었지.

 

 

 

 

 

 

 

옥상.

저 창고는

고스톱을 처음 배우고 재미가 들어서 친구를 불러다가 10원짜리 내기 고스톱을 두던 불법도박장.

 

그러고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많이도 떠오른다.

밤에 심심해서 올라갔다가 눈이 너무 예쁘게 내리길래 스카이러브 채팅을 하다가 알게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눈이 너무 예쁘게 내린다고 빨리나와서 보라고

난 뭐 이런 쓰잘데기없는 이야기를 쓰고있나.

 

 

 

 

옥상에서 몰래몰래 훔쳐보던 옆집.

저 집도 재건축을 하는건지 흉흉해보였다.

 

 

 

 

내가 살았던 집 안.

이렇게 깔금하고 좋진 않았지만. 어쨌든 그곳이다.

 

 

 

 

볼만큼 봤으니 나가자

 

 

 

 

아니 이 어린이집이 아직도 운영을 하다니!

 

 

 

 

여기는 자양동 보광슈퍼(지금도 있는진 모르지만)앞 오락실이었던 건물.

내 추억이 엄청나게 많던 오락실.

 

 

 

 

그 오락실의 뒷문. 지금보니 상당히 음침해 보이네 ㅋㅋ

 

 

 

 

여기도 오락실이었는데.

10년전까지는 동네의 오락실들이 계속 운영을 했었는데 역시 이제는 그걸로 먹고살기는 힘들겠지. 

 

 

 

그리고 내가 다녔던 자양 국민학교.

 

 

 

 

학생들이 공부할 시간이어서 들어가보지는 못하고 멀리서나마 추억함

 

 

 

 

자양국민학교 부운동장이라 불리던 바로앞 공터였는데 그냥 공원화되어있다.

 

여기서 야구도 하고 놀았는데..

 

 

 

 

그리고  학교앞 문방구가 줄줄이 붙어있던곳에 그냥 빌라만 있다.

요즘 학생들이 학용품은 어떻게 사는걸까?

 

우리때는 아침에 등교할때 부모님께 돈을 받아서 문방구에 들려 준비물과 학용품을 사가기도 하고

쉬는시간에 몰래 교문을 넘어나와서 문어다리니 밭두렁을 사다먹기도 하고

학교끝나면 문방구에 구비된 오락기기나 뽑기(달고나 말고 종이를 뜯어서 나오는 랜덤 상품을 타는거)

그런것도 하고 놀았는데. 왠지 삭막하다.

 

블럭마다 있던 떡볶이집도 이젠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근처 다른 슈퍼들보다 물건값이 쪼끔씩 다 비싸서 얄미웠던 진원슈퍼가 있던자리.

 

 

 

 

그리고 내가 더 어릴때 살던 곳

그시절에는 근처살던 또래부터 나이차이 나는 중학생 형누나들까지 매일 저녁마다 모여서

술래잡기나 왕짱구같은걸 하면서 매일 동네를 시끌시끌하게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신기한 이야기다.

그저 근처에 산다는 이유로 모두 다 아무런 합의도 친해지기 위한 과정도 필요없이

그냥 다 친구였다.

하루도 안빠지고 모여서 놀면서 누구하나 안보이면 집앞에 가서는 나와서 놀자고 한목소리로 소리치고

그러면 또 좋다고 나와 ㅋㅋ

 

그런데도 싸움도 없고 시기도 질투도 왕따도 없다. 그냥 매일매일이 즐거운 나날들이었다.

 

웃기는게 또래 남자들사이에서만 특이한 경쟁을 하는것이 있었다.

담벼락위를 걸을수있는 애들만이 용기있는 자였고

누가 더 높은 담벼락에서 바닥으로 뛰어 내릴수가 있는지를 경쟁하며 동네에 존재하는 벽의 난이도를 다들 알고있고

누가 어느 난이도의 벽에서 뛰어내린적이 있는지를 다들 기억하고 있었다는거다.

 그중에서도 저 대문위 아치형 돌담은 모두에게 정복하고싶지만 넘보기엔 정말 필요이상으로 높아서

아무도 도전하지 못하는 성이었다.

 

그런데!!!!!

동네에서 제일 나이많은 형이 (그래봤자 중학생)

자기는 할수있겠다 그러더니만 그냥 휙 뛰어내리고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집으로 가버리는데!

심지어 발바닥에 아무런 쿠션도 없는 고무판으로 된 싸구려 쓰레빠로!!!

 

지금도 멋지다고 생각함 ㅋㅋㅋㅋㅋㅋㅋ

어른이 된 지금도 높고 위험해 보이는데 초딩이었던 나의 눈엔 내려다보면 까마득한 절벽같이 보였거든.

손가락으로 휘슬소리도 낼줄알고 달리기도 빠르고 재주가 엄청많았던 멋진엉아였다. ㅋㅋ

 

 

 

 

 

 

 

 

 

 

 

 

 

술래잡기할때 벗어나면 안되는 사방의 영역

 

 

 

 

여기서는 더 어릴때 잠시 살았다.

똥닦는 방법도 몰라서 엄마가 닦아주던 쌩어린이때.

 

그때 똥을 다 누고나면 엄마! 똥꼬닦아줘~~ 라고 큰소리로 외치곤 했는데..

요즘 애들은 안그러겠지.......

난 왜 몇번이나 내가 직접 하려는 생각을 안했을까..

 

 

 

 

항상 대문이 굳게 닫혀있던. 항간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던 집.

그래서 공차며 놀다가 이집 담으로 넘어가면 끝장이었다. 공을 포기할수밖에 없다.

 

뭐 잃어버려도 누군가가 항상 어디서 다시 공을 줏어오긴 하지만 ㅋㅋㅋ

 

 

 

 

좀 부잣집 도련님같던 친구가 살았던 집.

 

 

 

 

무지하게 가파르게 느껴졌었던 집 앞 언덕.

 

 

 

 

그리고....

땅에 떨어져있던 칸쵸를 줏어먹은 그자리.

 

길가에 칸쵸 한알이 너무나 반짝반짝 빛나며 내눈에 띄이길래 슥 보니까 깨끗하다.

누군가 흘린지 얼마 안된것같았다.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걸리면 땅끄지라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닐께 뻔하니까

아무도 없는것을 확인한 뒤에. 낼름 줏어서 먼지도 안묻어있었지만 일단 후후 불고 입에 쏙 넣고 씹었을때

속안의 초코크림이 입안에 화~이낫 퍼지는 그 기분은

인생의 맛이었지. 후..

 

사실 맛은 지금 먹어도 그때의 맛이나 지금이나 다를건 없지만 그때의 기분은

눈앞에서 아기천사들이 금나팔을 불며 살랑살랑 날라다니는것같달까.

 

아직도 생생한것이 굉장히 인상적인 순간이었다.

 

 

 

 

추억을 되새겨보고자 급하게 합성을 해보았다.

 

바로 이렇게!

반짝반짝!!

 

어떤가! 당신도 낼름 줏어먹고싶게 생긴 비쥬얼이 아닌가!

 

 

 

 

글을 쓰면서도 계속 새로운 추억들이 방울방울 떠오르고 있지만

아무도 관심도 없는 이야기일테니 이쯤에서 마무리 하자.

 

유쾌하고 재미났던 나의 유년시절이여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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