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EMORY/일상 이야기

이세돌9단 덕에 갑자기 바둑열풍. 그런의미에서 바둑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하고싶은 이야기

romeo1052 2016. 3. 1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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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사람들에게 바둑에대한 관심을 갖게 해주어서 기뻐해야 할 일인데

나랑 뭔 상관이냐마는 이 반응들도 십중팔구 반짝 하다 곧 시들어질것같기도하고 한켠엔 왠지모를 찝찝함?이 없지않아 있습니다.

과거에 이세돌9단이 홍창식 3단인가 4단과의 대국에서 누구도 생각하지못했던 신의 한수를 미리 깔아놓고

축으로 몰아몰아 상대를 압살시켜버리는 길이길이 남을 엄청난 명 기보를 남겨서


바로 이거


그것만큼은 바둑계에서도 두고두고 회자되었고 그걸 통해 사람들은 이세돌의 진가와 바둑의 재미를 알리려

기보해설까지 해가면서 알리려고 애써왔을때는

다들 바알못이라 대단한것같은데 모르겠다 끝. 이러고 말아놓고

알파고 대결에는 한수 놓을때마다 자기들도 감탄하고싶은데 그럴수없어 안타깝다며 여기저기서 아쉬움을 토로하고있더군요.

심지어 이제와서 서로 알려주고 배우겠다며 바둑의 기초니 사활이니 정석의 풀이니 이런걸 올려놓고 토론을 하고있지요.


이세돌은 바둑의신 이창호를 꺽기도 했고 애초부터 스타일이 언제나 박진감 넘치는 치명타를 주무기로 싸우는 이판사판 전투형이었습니다.

애매하고 알수없는. 질것같은 대국인것같은데 상대는 나중에보면 뭘 어찌할수도 없게 개박살이나서 그냥 맥이 다 풀려버리게 만드는..

얼마전에 커제와의 대국에서 승리할때도 그랬구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통해 영웅적인 사건의 흐름때문에 반짝하지말고

느긋한 마음으로 관심을 갖고 오래 지켜보면서 실제로 대국도 한번씩 두면서 그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입니다.

바둑 자체가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저게 뭐가 재밌나 싶을만한 지루하고 똑같은 노란 판 위에 흑돌 백돌이 어지럽게 얽혀있는 외견인데

바둑의 신이니 신의 한수니 어쩌니 할만큼 엄청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고

단 한번도 똑같은 대국이 일어날 수가 없는 언제나 새로운 재미가 발현되는 절대로 질리지가 않는 게임이라는것이지요.

오목이나 장기를 폄하하는건 아니지만 둘 다 어릴때부터 두어왔던 내가 볼때에는 그것들과 바둑사이에는 어떤 넘사벽이 존재한다고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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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이니 사활이니 이런거 시작부터는 하나도 몰라도 됩니다.
처음엔 그냥 떨어진 두집이 있으면 죽지않고

축으로 돌리면 죽고 축의 길에 내 돌이 있으면 산다. 이 두개의 진리만 알고 있으면 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그냥 무작정 두면서 계속 지다보면 자동적으로 습득이 되고 그게 반복이 되면 내가 망했던길로 상대를 끌어들이게 되는 길이 보이게되고

한수 한 수를 조금이라도 더 잘두어 보겠다!

이번에는 이겨보겠다고 필사적으로 두다보면 그냥 자연적으로 내가 두는 한 수가 정석의 길로 가고 사활을 찾게 되는것입니다.

당연히 누군가에게 배우거나 스스로 공부하면 더 빠르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룰이나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궁도나 풀이법 가일수 귀곡사 유가무가 이런걸 주르륵 나열해버리면

이미 알고있는 사람이야 쉽지 처음 다가서는 사람들은 아 생각보다 복잡하네. 이해도 잘 안된다.

바둑은 의외로 공부를 많이 해야하나보다 나는 머리가 나빠서 잘 모르겠어.

저런것들을 다 외워야만 바둑을 둘수있나보다....... 라는 길로 빠지게 만드는것입니다.

 

게임이니까 지면 화날것같고 그러니까 모든걸 다 이해한뒤에 안지는 바둑을 두겠어라는 생각을 하신다면 착각이구요.

그 어떤 뛰어난 프로 기사도 상성이 잘 안맞는 대국자가 있어서 이기기도 지기도 합니다.

난공불락의 바둑왕은 될수가 없어요.

저도 아주 어릴때부터 바둑을 두어보긴 했지만 열심히 두기 시작한건 성인이 된지 한참 후인데다가 몇년 되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무언가 다른 프로기사들의 기보를 해석해고 내것으로 만들어보겠다고 공부해본적도 없고

사실 귀찮기도 하고 해서 그 흔한 정석의 수순조차 본적이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게임바둑에 6단까지도 올라갔으니 (그 이후로는 재미있다기 보다 이기는 바둑을 두려면 좀 피곤해져서 잘 안두게 되었어요)

머리좋고 센스있는 분들은 온라인 바둑으로 9단까지 더 짧은 시간내에 가는 사람이 더 많을것이라는 이야기 입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바둑을 머리로 이해하고 분석법으로 접근하려 하지말고 저 많은 정보들은 천천히 한가할때 알아가셔도 됩니다.

지금 보셔도 좋긴 하지만 행여나 그때문에 빠른 포기를 할까봐서 드리는 말씀입지요.

목숨이 얼마 남지않아서 조금이라도 빨리 바둑을 잘두고 싶은거라면 모르겠는데

게임으로, 놀이로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는게 좋다. 이런 의미입니다.

 

혹자가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하루 대국4번 1년만 두면 아마9단이 될수있다고.

건성건성 옆에다가 인터넷 검색이나 예능을 틀어놓고 상대가 딱! 하고 착수하는 소리가 나면 시선을 돌려서 응수를 하며

그렇게 해도 6단이 되더라구요.

바둑은 의외로 쉽기도 한 그런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게다가 다른 9단들의 10분짜리 속기대국을 켜놓고 그걸 보면서 한수 한수를 나라면 어떻게 둘까 고민하다보면 잠도 잘 옵니다.

처음엔 잠이 안와서 이거라도 보고있자고 한건데 습관이 되니까 이제는 불꺼진 방에 바둑화면만 있으면 잠이 오고

적막하고 불빛이 없으면 잠이 안올지경.....

 

바둑에 관심을 갖게 되신 분들이 많아져서 기쁜일이긴 하네요.


불면증도 고쳐주는 바둑 이래도 안두시겠씁니까?


 

아.. 그리고 바둑은 신선들의 놀이니까 항상 성인이 빙의되었다는 경건한 마음으로 상대에게 예의를 갖추며 품위를 유지하고 승패를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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